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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영화 관련 포토는 아니지만,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아트북 이미지입니다.

 

* 순수한 감상평으로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환상을 현실로 만드는 엄청난 영상기술

 

인터넷에 떠도는 아바타 리뷰 중에 가장 많이 보이는 평의 결론은 '미친 CG"입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 영화의 제작비가 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대략 2조 6천억 원 정도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살결의 솜털까지 살린 엄청난 애니메이션 효과로 엄청나게 제작비를 썼다고 하는 겨울왕국 2 제작비도 1억 5000만 달러였던 것에 비교해보면, 정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아니라면 투자받을 수 없었을 액수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정말 제 값하는 영화입니다. 글을 작성하는 오늘, 개봉 5일 만에 벌써 200만을 달성했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 7시 CGV용산 IMAX관에서 관람했는데, 조조를 선호하는 편이라 꽤 많은 영화를 이 시간에 봤지만,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마블 엔드게임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그 이른 아침의 영화관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상영 시간 15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줄이 너무 길어 제시간에 맞춰 들어갈 자신이 없어 팝콘을 포기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니 팝콘 꼭 드실 분은 일찍 가시거나 패스트 오더 등을 이용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3D 관람을 하신다면, 안경 닦는 천도 챙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다 보면 신경 쓰이지 않지만, 처음에는 안경에 찍힌 지문이 꽤나 거슬립니다.)

 

CG로 구현하는 것 중, 물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부제가 '물의 길'입니다. 하하하. 혹자들은 제임스 카메론이 바다에 미친 감독이라고 하던데, 저는 그가 바다에 미쳐주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인물들이 바닷속을 헤엄치고, 해양생물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정말 꿈속에 있는 것 마냥 환상적인 기분이 드는데, 그 모든 것이 너무 사실적이라 순간순간 손을 뻗어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손을 뻗으면 만져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네, 정말 결론은 '미친 CG'입니다. 물론,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겠지만, 살면서 언제 또 이 정도 퀄리티의 영화를 또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분이 듭니다. 20억 달러의 제작비를 투자받을 수 있는 감독은 아무래도 흔하지 않을 테니깐요. 상영관을 나오자마자 아바타 3,4,5가 기다려집니다. 

 

잘 만든 상업영화가 가야 할 올바른 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최근 JTBC 드라마 <재벌가 막내아들>에도 소재로 나왔었던 <타이타닉>의 감독입니다. 1997년에 개봉해 2009년까지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2009년에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가 바뀌게 되는데 그 작품이 다시 본인이 만든 <아바타>가 차지합니다. 그리고 그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고 있습니다. 그렇게나 돌풍을 일으켰던 마블의 어벤저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어벤저스 : 엔드게임>마저 아바타의 기록을 넘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습니다. 

 

20대의 저는 상업적인 것들을 굉장히 증오했습니다. 대중은 단순한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멍청이들이라, 싸구려 가사와 감정에 몰입하고 휩쓸리기 때문에 진짜 예술을 모르고, 그저 입에 달달한 것만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남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음지에서 자신들의 예술을 해나가는 사랑받지 못하는 예술인 만이 진실되며, 심오하고 쉽게 알 수 없는 깊은 뜻을 가진 것만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제가 제일 싫어했던 단어가 '보편성'이었습니다. 

 

물론, 어느 자리에서건, 어떤 평가를 받던지 간에 자신의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마땅히 존중받고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며 깨닫게 된 것은 내가 어떤 말을 내뱉고, 행동을 할 때 그것이 의미를 가지려면 주변과 소통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나의 취향과 생각을 꼭 남에게 내세워야 할 필요도, 남이 꼭 그것을 알아야 할 이유도 없지만, 적어도 어떤 생각과 뜻을 현실에 관철시키려면 대화를 해야 하고, 소통을 해야 하고, 공감을 해야 합니다. 

 

<아바타>는 1편 때부터 이야기하자면 더 수많은 의미와 이야기를 찾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대자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해오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바타>를 보며, 나비족의 입장과 감정에 이입하며, 자연과 소통하는 그들을 보며 행복해하고, 그 자연이 존재하는 것에 대한 감사해하는 그들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영화의 그 어디에도 '환경을 수호하자'는 슬로건은 존재하지 않지만, 침략하고 점령하는 인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존재하게 됩니다. 

어떤 환경단체는 기후변화 위기를 알리기 위해 도로를 점거한 채 손바닥에 본드를 발라 바닥에 붙이고 앉아 수많은 이들의 통행을 방해합니다. 뉴스에 꽤 많이 등장하는 '환경'이슈는 그들을 통해 긍정적으로 인식될까요, 부정적으로 인식될까요? 제가 그 도로 위에 있었다면 저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육두문자를 날리며 출근했을 것입니다. 

 

상업성이 있다는 것은, 다른 말로는 대중에게 영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적어도 영화를 보는 순간은 같이 공감하고,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은 지시를 받은 사항을 이행하는 것보다, 자신이 감정적으로 깨닫고, 인식한 것을 좀 더 자발적으로, 진심으로 행해나가게 됩니다. 그것은 누가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사회 흐름을 통해, 그리고 각 개인의 경험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일일까를 생각하는 데 짜릿한 기쁨을 동반한 상업영화는 너무나도 좋은 경험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러닝타임 192분은 결코 짧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이 영화를 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우리의 삶을 이루는 자연이라는 터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I See you. 정말 멋진 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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