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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정돈하려다 맘을 어지럽혔나 봐
대충 이불로 덮어놓고 방문을 닫았어
선반에 숨겨놓았던 후회를 하나 둘 꺼내서
읽으려다 그냥 말았어 거의 외웠으니까
낡은 하늘에 밝은 미소를 건넬 걸
왜 내가 바라볼 때면 녹슬어 있는지
노을을 훔치는 저기 언덕을 가도 멀찍이
태양은 언제나 멀지
그럼 난 무얼 훔치지
텅 빈 하루를 채우다 잠은 가루가 됐나 봐
쓸어안아 누워 있다가 그냥 불어 버렸어
옷장에 숨겨 놓았던 꿈들을 몇 벌 꺼내서
입으려다 그냥 말았어 어울리지 않잖아
낡은 하늘에 밝은 미소를 건넬 걸
왜 내가 바라볼 때면 녹슬어 있는지
노을을 훔치는 저기 언덕을 가도 멀찍이
태양은 언제나 멀지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난 무얼 훔치지
조바심에 저 바람에 주파수를 훔쳐봐도
모랫가루만 날리고 방을 어지르지
노을을 훔치는 저기 언덕을 가도 멀찍이
태양은 언제나 멀지 이제 그만할래
날짜들보다 오래된
발자국처럼 노래가 신발 아래서 들려와 포기하려 했는데
낡은 마음에다 노래는 밝은 미소를 건네와
왜 내가 바라보아도 녹슬지 않는지
난 눈물을 훔치지
왜 내가 바라보아도 녹슬지 않는지
왜 내가 바라보아도 녹슬지 않는지
이승윤 님의 많은 노래들을 사랑하지만, 음원으로 없는 노래임에도 꼬박꼬박 챙겨 듣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이 노래입니다. 정말이지 이승윤 님의 가사를 곱씹을 때마다 이 사람은 정말 음유시인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이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는 그 흐름과 가사가 너무 절묘해서 정말 에너지를 끝까지 다 쓰고 빈 깡통이 되어 집에 돌아온 어느 저녁 듣다 보면 그렇게나 위로가 되고, 그렇게나 희망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또 좋아하시리라 생각되지만, 가사가 제대로 다 나온 곳이 없어 애정 어린 마음에 포스팅해 봅니다.
새로운 희망과 계획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지만, 지난날의 절망과 후회 때문에 시작마저 두려워 시작도 하기 전에 겁을 집어먹고 무거워져 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려 했을 때, 어디선가 쑥 고개를 드는 희망들, 어디선가 내려오는 빛줄기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운'이라고 '우연'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내가 죽어라 뛰어온 길과 죽어라 흩뿌려댄 땀과 눈물이 씨앗이 되어 바람을 타고 돌아온 것이라고 믿습니다. 많은 영화와 소설의 클리셰가 되는 뻔한 설정이지만, 그것이 뻔한 이유는 무수히 반복되었기 때문일 것이고, 실재하는 많은 경험과 역사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올 한 해 그 뻔한 역사와 경험의 순간이 당신에게 존재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승윤 님 네이버 나우 채널 라이브 <무얼 훔치지 + 말로 장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