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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스릴러를 좋아하신다면 꼭 보세요


최근 3년간 가장 재밌게 본 반전 스릴러 영화는 '나이브스 아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포함해서 다시 한번 재밌는 것을 꼽으라면 이 작품을 고를 것입니다. ( 이 결정은 이번 달에 개봉하는 '나이브스 아웃2 : 글라스 어니언을 보면 또 바뀔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영화는 번역가 황석희 님의 인스타 추천을 통해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번역한 번역가가 추천하는 번역가가 제목인 영화.

영화의 배경은 프랑스입니다. 화제의 베스트셀러 '디덜러스' 결말의 번역을 위해 9명의 번역가가 밀실과 같은 저택에 모입니다. 외부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공간에서 9명의 번역가들은 사적인 공간이 아닌 공개된 공간에서 번역을 시작합니다.

중국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덴마크어, 포르투갈어, 그리스어, 러시아어, 그리고 영어.
사실 어느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는 번역가들이 등장했는지, 어딘가에서 꼭 써주길 바랬는데, 없어서 이 영화의 포스팅을 시작했습니다. 영화에서는 언어마다 자막의 색깔을 달리하여 표현해주셨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사실 그 짧은 안내를 기억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습니다. 영화 초반에 고유 언어를 사용할 때는 위에 사용한 색깔의 자막이 나간다는 안내 화면이 나온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기억에 남는 것은 귀에 익숙한 중국어뿐이었습니다.

철저한 감시 속에서 번역이 시작되고 얼마 후, 누군가가 공개되지 않은, 꽁꽁 숨어서 번역하고 있는 원고를 인터넷에 공개해버립니다. 그리고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남은 원고를 전부 공개해버리겠다는 협박을 시작합니다.
화제의 베스트셀러 '디덜러스'의 판권을 독점한 편집자 에릭은 무슨 일이 있어도 '디덜러스(daedalus)'가 먼저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에릭'의 유일한 성공작이자 큰 부를 안겨준 '디덜러스'의 결말로 최대한의 성공을, 돈을 끌어모으려고 했던 그의 계획이 위협받자, 그는 번역가들을 의심하며 점점 지독하게 그들을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현실의 나르시시트에게 하고 싶은 복수

영화 초반의 나래이션은 편집자인 '에릭'입니다.

"난 시스템을 깨트리며 살아왔다. 아무리 복잡한 시스템도 그냥 두질 않았다. 어릴 땐 마술사들을 졸라 속임수의 비밀을 캐물었다. 난 반드시 목표한 바를 이뤄냈다."

첫 장면은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저 대사가 참 소름 돋게 느껴집니다. 난 반드시 목표한 바를 이뤄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에릭'은 나르시 시트와 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인물이라고 생각됩니다. 소시오패스 및 사이코패스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데,

1. 자신의 목적달성을 위한 병적인 거짓말과 조작
2. 인간적이고 윤리적인 생각을 경멸하는데서 오는 도덕성의 부재 및 규칙 위반
3. 다른 사람에게 야기시키는 고통과 아픔에 대한 무감각으로 공감 부족과 냉담함
4.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며, 그래서 타인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정당화되는 나르시시즘과 잘못된 우월감 콤플렉스
5. 피해자가 자신의 인식과 정체성, 자존심을 잃게 만드는 가스 라이팅과 정신적 괴롭힘
6. 뉘우침의 결여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자로 비치게 만드는 피해자화
7. 일부 사람들은 온전한 인간으로 보고, 그 외 사람들은 물건, 상품으로 여기는 상황적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 참조 :thenewspro.org- 글, 박수희]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충족합니다. 그와 비서와의 관계, 그와 번역가들과의 관계, 그와 스승과의 관계. 그 모든 관계에서 에릭은 위에 해당하는 행동들을 하는데, 이런 그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참 역겨우면서도 너무 현실적이라 사이코패스 상사를 둔 직장인이라면 대리 복수를 하는 느낌으로 영화를 감상해도 좋을 것입니다. 사실 제가 그랬습니다. 저의 사이코패스 상사가 너무 투영되는 에릭에게 진심으로 분노를 느꼈고, 결말을 보며 진심으로 짜릿했습니다. 현실에서는 복수를 할 수 없지만, 영화를 통해서라도 이렇게 통쾌할 수 있다는 것이 역시 영화와 예술의 역할이자 매력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받고 하는 광고는 아닙니다만, 이 영화는 관객수가 만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좋은 영화였는데 좀 더 많은 사람이 보았으면 합니다. TVING에서 검색하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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